<결의문>
의문사 진상규명 외면한
진실·화해위원회 위원장 김광동은 즉각 사퇴하라!
지난 22대 총선 과정에서 국민은 최우선 과제로 민생과 함께 국가폭력의 중단과 재발방지 장치 마련을 요구했다. 지금 한국 민주주의 발전을 위해 무엇보다 중요한 과제가 국가폭력의 근절임을 재차 강조한 것이다. 집권 2년 동안 윤석열 대통령이 보여준 권위적 통치, 민주주의 역행에는 검찰 권력이라는 국가폭력이 끊임없이 작용했다. 검찰은 군사 독재와 권위주의 정권에서 권력자의 하수인으로 집권의 발판을 마련했다. 헌법학자를 동원하여 유신헌법을 만들고, 온갖 고문과 조작, 사망에 이르는 과정을 통해 얻은 수사 결과를 기소를 통해 법률적으로 집행되록 했다.
국가가 저지른 국가폭력에 의한 의문사에도 검찰은 공공연히 개입했다. 국가정보원(구 중정, 안기부), 국군방첩사령부(구 보안사, 기무사), 경찰청(구 치안본부)에 의한 의문사 곳곳에 검찰은 시신 은폐, 사건 축소를 통해 끊임없이 개입했다. 의문사 유가족들은 국가 폭압기구에 의해 수없이 감시를 당하고, 생존의 위협을 느끼면서도 진상규명의 희망을 놓지 않았다.
2020년 12월 10일 출범한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위원회(이하 진화위)’ 출범과 함께 유가족 등은 의문사 진상규명 요구를 하였다. 하지만 지난 4년간 의문사는 ‘문서자료’ 조사 외에 사건에 대한 조사를 전혀 하지 않고 있다.
의문사 조사를 위해서는 사체 검안이나 부검 등 사인 조사를 위한 전문 지식이 필요하다. 여러 사건 조사에 곁들여 검색어 몇 개를 통한 문서자료 수집 정도의 조사만 진행하고 있는 진화위 조사방식으로는 의문사 조사가 불가능하다. 그 동안 의문사 유가족 등은 자료 수집에만 의존하지 말고, 관련 참고인을 불러 조사하고, 청문회를 통해 조사할 것을 지속적으로 요구했다. 진화위는 의문사 조사 관련 출석요구서나 동행명령장 발부를 제대로 한 적은 있는지 되묻지 않을 수 없다.
최근에는 조사가 어렵다는 이유로 각하 결정을 통해 조사를 회피하고 있다. 진화위가 조사결정을 회피한 김성수 의문사 사건은 유가족들이 조사를 위한 추가 자료를 제출하지 않으면 결과적으로 조사를 할 수 없다고 한다. 서울 신림동 자취집에서 전화받고 나간 지 3일 만에 부산 앞바다에서 시멘트덩이를 매단 채 발견된 서울대 학생 김성수의 죽음을 밝힐 수 있는 추가 자료를 유가족이 어떻게 찾아낼 수 있단 말인가. 이런 의문사를 밝히라고 진화위가 출범한 것 아닌가.
의문사 조사가 성과를 낼 수 없다고 판단하였는지, 최근 진화위는 의문사 담당 조사관을 수시로 바꾸고 있다. 또한, 타 조사국으로 조사 인력을 보내는 등 ‘선택과 집중’의 진화위 조사방식으로 인해 의문사는 언제 제대로 조사가 될 수 있을지 가늠할 수 없는 지경이다. 올해 1월 연장된 조사기간 1년이 의문사 진상규명에는 아무런 의미가 없게 되었다. 의문사 유가족들은 속이 탄다.
의문사 진상규명 조사의 지속적 답보 상태의 모든 책임은 진화위 위원장 김광동에게 있다. 한국전쟁 시기 민간인학살 희생자들을 ‘부역혐의’를 덧씌워 ‘빨갱이’로 갈라치기 하는데 몰두하면서 진화위 조사 인력을 배치하고, 제대로 된 조사를 할 수 없도록 진화위 조사 기능에 혼란을 가중했기 때문이다. 이 과정에서 의문사 조사를 위한 인력은 여러 조사관 손을 거치며 아직 전담 조사 인력조차 배치되지 않았다. 결과적으로 조사 기간 1년 연장이 ‘빨갱이’ 몰이를 위한 시간으로 전락해 버렸다.
2기 진화위에 진상규명을 신청한 의문사 사건들 대부분은 부모에 이어 형제들이 진상규명에 나선 사건들이 대부분이다. 22대 총선 과정에서 드러난 국민의 요구인 국가폭력의 근절과 재발 방지는 의문사를 비롯한 과거사 진상규명에서 출발한다. 진화위가 조사를 통해 밝힌 사건들의 진실, 이를 기반으로 국가기구의 민주적 개편은 재발 방지를 위한 중요한 과정이기 때문이다.
진화위 위원장 김광동의 진화위 파행 운영에 대한 책임은 윤석열 대통령에게도 있다. 실존의 위협을 받으면서 수십 년 진실규명을 위해 노력하고 있는 의문사 유가족 등의 아픔을 윤석열 대통령은 더 이상 외면하지 말라. 윤석열 대통령은 의문사 진상규명에 전혀 의지가 없는 진화위 위원장 김광동을 즉각 파면하라.
우리는 다음과 같이 요구한다.
진화위는 김성수 의문사 사건 조사 각하 결정 사과하고 조사 개시 방안 강구하라!
의문사 조사를 위한 전문인력 배치하라!
의문사 진상규명을 위해 청문회 조사 실시하라!
공안기관 자료 확보를 위한 대책을 강구하라!
가해자 및 가해기관 조사 철저히 하라!
과거청산 왜곡하고 의문사 진상규명 외면한 김광동은 즉각 사퇴하라!
윤석열 대통령은 김광동을 즉각 파면하라!
2024년 5월 14일
15차 의문사 진상규명 진화위 규탄 집회 참가자 일동